새로운 시즌을 맞이한 토트넘 홋스퍼의 '찰떡 듀오' 손흥민(30)과 해리 케인(29)의 출발이 다소 상반된다. '득점왕' 손흥민이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케인이 쾌조의 컨디션과 함께 프리미어리그의 전설이 돼가고 있다.

토트넘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웨스트브리지퍼드의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원정경기에서 케인의 멀티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케인이 전반 5분부터 득점포를 가동했다. 데얀 클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케인은 페널티박스 경계선에서 곧장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정확히 골문 왼쪽 아래 구석을 노린 그의 슈팅에 노팅엄의 딘 헨더슨 골키퍼는 손을 쓰지 못했다.

토트넘은 이 골로 리드는 잡았지만 노팅엄의 강력한 공세에 애를 먹었다. 후반 11분 상대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 기회를 케인이 실축하면서 경기가 힘들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케인이 '결자해지'에 나섰다. 후반 36분 히샬리송의 감각적인 아웃프런트 크로스를 깨끗한 헤더로 연결지으며 2-0으로 쐐기를 박는 득점을 터뜨린 케인이었다.

단짝인 손흥민이 개막 후 4경기 동안 단 1도움만 올리며 주춤하고 있지만, 케인은 4경기 4골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이 덕에 토트넘은 개막 후 3승 1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 울버햄튼전 득점으로 185골을 기록하며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184골)를 넘어 단일 클럽 최다 득점의 주인공에 등극했던 케인에게 경사가 하나 더 찾아왔다.

케인의 이날 멀티골은 팀 승리만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 이 두 골은 각각 케인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186호, 187호 골이었고, 이로써 케인은 앤디 콜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자 순위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최고의 자리까지 이제 남은 사람은 두 명의 전설적인 플레이어, 앨런 시어러(260골), 웨인 루니(208골)다.

시어러의 기록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루니는 가시권이다. 21골을 추가적으로 기록하면 루니와 동률을 이룰 수 있다. 주전으로 발돋움한 2014~2015시즌 이후 지난 시즌까지 평균 22.5골, 최다 30골(2017~2018)을 기록한 것은 물론 득점왕도 3회(2015~2016, 16~17, 20~21)나 차지했던 최고의 골잡이 케인이다. 올시즌 안에 루니의 기록에 근접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는 것은 당연하다.

아울러 케인의 커리어 전체를 봤을 때, 이날의 첫 득점이었던 PL 186호골은 케인의 챔피언십(9골), EFL 리그1(5골) 기록과 버무려져 영국 축구 리그에서 기록한 200번째 골이기도 했다.

토트넘 유스 출신 평범한 유망주로 시작해 세계 최고의 골잡이가 되기까지 걸어온 숨가쁜 여정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을 그의 골이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