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곳곳 동시다발적 산불 2차 피해 '밤 같은 낮' 공포, 코로나 이은 이중고 건강 위협도

[뉴스포커스]

가주 등 서부 3개주 총 85건 발생, 7명 사망
외출 못하고, 창문 못 열고 '철창없는 감옥'
의료 관계자 "바깥 공기 차단, 에어콘 가동"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LA카운티를 비롯한 남가주 곳곳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산불로 인해 주민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등 3개주에서 총 85건 이상의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발생, 7명이 숨졌다.

특히 지난 주말에 LA카운티에서 발생한 '밥캣 파이어'와 샌 버나디노 카운티에서 발발한 '엘 도라도 파이어'의 영향으로 남가주 대부분 지역이 연기 및 재들로 인해 산불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산불 피해 지역의 주민들은 이미 대피를 했거나 언제 어디서든 대피를 할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주변 지역의 주민들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산불 연기 및 재들로 인해 생활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엔젤레스 국유림을 비롯해 주 전역에서 모두 18개의 국유림이 산불의 영향으로 폐쇄된 상태라고 미 산림청은 밝혔다.

특히, LA카운티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인 밥캣 파이어로 인한 연기 및 재 등은 LA한인타운은 물론, LA동부 지역의 웨스트 코비나, 오렌지 카운티 지역의 세리토스 등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웨스트 코비나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 모(LA)씨는 "20여년 동안 여러 산불을 봐왔지만, 이번에 발생한 산불은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은 것 같다"며 "연기 냄새 및 재들로 인해 바깥 출입이 제한을 받는 등 일상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LA 북동부 지역의 먼트로스에 사는 황 모(LA)씨는 "코로나19로 인해 바깥 출입도 제대로 할 수 없어 그나마, 집 주변 산책이 유일한 휴식공간이었는데, 이제는 산불 연기 및 재의 여파로 인해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며 "연기 및 재들로 인해 창문도 열어 놓지 못하고 한동안 꼼짝없이 집에서 지낼 수 밖에 없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세리스토의 김 모(70)씨는 "오늘 아내와 함께 마켓을 보러 나오다 한 낮인데도 불구하고 하늘이 산불 연기로 인해 뿌옇게 가리워진 것이 소름끼칠 정도로 느껴졌다"며 "혹시라도 무슨 재앙의 조짐이 아닌가할 정도로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며 코로나19와 무더위에 이어 산불까지 겹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메디칼 그룹의 이영직 내과 전문의는 "산불 연기 및 재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기저질환자 등은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천식이나 폐기종 환자들은 호흡곤란 등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시간 동안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주문했다. 나아가 "이렇게 좋지 않은 바깥 공기들을 잘 차단하고 실내에서는 에어콘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진화율 0%
1달 이상 갈지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LA카운티를 비롯한 오렌지 카운티 지역에 산불 2차 피해의 원인이 되고 있는 밥캣 파이어의 경우 10일 오후 현재 진화율이 0%로, 미 산림청은 이 산불의 경우 완전히 진화되기까지는 한 달이 더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다시말해 내달 중순까지는 이같은 연기나 재 등이 사라지기 힘들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