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온두라스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정식 수교 (美-딜레마)
친강(오른쪽)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에두아르도 엔리케 레이나 온두라스
[로스앤젤레스=레이아. 쥰 기자] 중국과 온두라스는 중국 베이징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을 내고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기로 했다. 온두라스 외교부는 성명에서 대만을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원칙인 '하나의 중국' 존재를 인정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밝혔다. 온두라스는 앞서 지난 14일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이 중국과의 공식 관계 수립을 추진한 지 10여일 만에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게 됐다.
중국 견제를 위해 대만에 힘을 실어주려는 미국 입장에서는 '턱 밑'에서 벌어진 중국의 외교적 승리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온두라스와 중국의 수교에 대해 "미국이 중앙아메리카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을 이용해 중국이 세계무대에서 대만을 고립시키지 못하게 하려 했지만 좌절됐다"고 평가했다. AP통신도 온두라스의 대만 단교 방침 발표는 그간 대만과 수교를 유지하도록 중미 국가들을 설득했으나 성과가 없었던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타격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사실, 온두라스는 중남미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이자 대만의 핵심 수교국이었지만, 지난해 초 좌파 성향의 카스트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대만 수교국 이탈' 가능성이 잠재해 있었고, 결국, 경제적 이유가 온두라스를 중국쪽으로 돌아서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중국이 지난 20년간 중남미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쏟아부어 온 것이 미중 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결실을 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중남미 국가의 친중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중남미에서는 최근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브라질 등 주요 국가에 잇따라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면서 중국과 접점이 커지는 상황이다. 결국, 앞으로 몇 년간 온두라스와 같이 중국과 수교하는 국가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뉴욕타임즈는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