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서 약혼자 잃은 예비 신랑 “정부가 2차 가해”…울음바다된 공청회
생존자들의 호소 “자신들을 더 힘들게 했던 건 국가와 정부, 여당 정치인”
[로스앤젤레스=저스티스 장 기자] 10.29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의 두 번째 공청회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참사 유가족과 희생자, 지역 상인 등의 진술을 듣는 자리로 참석자들은 자신들을 더 힘들게 했던 건 국가와 정부, 정치인들이었다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주장했다.
참사 발생 당일, 가게로 간신히 몸을 피해 살아남은 김초롱 씨는 “자발적으로 심리 상담을 요청해 받으면서 버텼지만,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정부 브리핑 보고 처음 무너져 내렸다”며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생 생존자의 극단적인 선택에 ‘더 굳건했어야 한다’던 한덕수 국무총리 발언에 대해서 “치료와 상담을 이렇게 열심히 받는 저는 매번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한다”며 정면으로 반박을 했다.
그날 참사 현장에서 약혼자를 잃은 예비 신랑은 “제 약혼자가 눈감는 모습을 그저 바라봐 볼 수 밖에 없었다”며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는 무능함과 무능력에 하루하루를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고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힘든 시간을 버티고 견뎌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약혼자 가족분들 덕분으로 이러한 공감이 없었더라면 저 역시 159번째의 희생자와 같은 선택을 했었을 것”이라고 말해 공청회장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또 “유가족들에겐 서로의 슬픔을 나누는 일이 큰 위로가 된다”며 “정부가 유가족 모임을 만들어주지 않은 건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날 공청회에선 여당 측 국조위원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항의도 이어졌는데 희생자 박가영 씨 어머니 최선미 씨는 “우리한테 뭘 해줄 것처럼 하더니 아무것도 안했죠? 주인 말 안 듣는 머슴 필요 없으니 그자리에서 내려오라”고 강력히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