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 열차사고에 “희생자 유족에 용서 구해” 대국민 사과…교통부 장관은 즉시 사임
[로스앤젤레스=저스티스 장 기자] 5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그리스 사상 최악 열차사고에 그리스 총리가 책임을 인정해 대국민 사과에 나서고 교통부 장관이 즉시 사임했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승객 등 352명을 태우고 그리스 수도 아테네를 출발해 북부로 향하던 여객열차가 반대편에서 오던 화물 열차와 정면 충돌해 60명 가까운 사람이 숨진 그리스에선 주말까지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다.
특히 최소 57명의 사망자 중 대다수가 황금연휴를 즐기고 귀향하던 대학생들로 확인되면서 청년들의 공분을 키워 시위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사고 당시 몰도바를 방문 중이던 그리스 대통령은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고 사고 현장을 찾은 총리는 사고 원인 규명을 약속했다.
그리스 정부는 사흘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고 모든 공공건물에는 조기가 걸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5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총리로서 나는 모두에게 빚을 지고 있다”며 “수년간 나라를 운영한 사람으로서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리스에선 서로 다른 방향으로 운행하는 두 열차가 같은 철로를 달려서는 안되고 이를 아무도 몰라서도 안된다”고 자책했다.
여객 열차를 잘못된 선로로 보낸 라리사역의 역장은 6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교통부 장관은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고 직후 즉각 사임했다.
그러나 그리스에선 총리의 사과와 책임자 엄벌에도 정부와 철도회사가 노후한 철도 시스템을 방치해 참사를 초래했다며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졌고 지난 5일 아테네에선 1만2000여 명이 모여 “살인 정부 타도”등을 외치며 정부를 규탄했다.
한편 5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그리스 열차사고에 대해 그리스 총리가 대국민 사과하고 교통장관이 즉시 사임한 것과는 달리 한국의 경우, 지난해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15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유가족에게 제대로된 사과도 없이 이상민 장관 해임을 거부하는 등 책임지지 않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