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국심, 종교, 자녀양육 같은 전통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크게 떨어져
[로스앤젤레스=레이아. 쥰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25년 전만 해도, 미국인이 더 중요하다고 꼽은 유일한 가치는 ‘돈’이었다. 호황기였던 1998년 돈이 중요하다고 한 응답자는 31%였는데 올해 43%로 늘며 애국심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번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당신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란 질문에 애국심을 꼽은(복수 응답) 응답자는 38%였다.
지난 1998년 첫 조사에서 ‘애국심’이란 응답이 70%였는데 25년 만에 반 토막이 난 셈이다. 특히 18~29세 이하 젊은 응답자 중 애국심이 중요하다고 한 비율은 23%로, 65세 이상의 59%보다 훨씬 낮았다. 종교가 중요하다는 응답 역시 1998년 62%에서 올해 39%로 급감했다. ‘자녀 양육’을 꼽은 비율은 같은 기간 59%에서 30%로 역시 반 토막 났다.과거 조사에 참여했던 공화당 선거전략가 빌 매킨터프는 “정치 분열과 코로나 팬데믹, 누적된 경제적 불안이 미국의 초상을 놀랍게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WSJ은 미국을 통합해온 전통적 가치관에 대한 합의를 무너뜨린 일련의 사건으로 2001년 9·11테러, 2008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등장을 꼽았다. 특히 ‘애국심’에 대한 인식이 저하된 것은 전반적으로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데다 애국심이 극우 세력의 전매 특허처럼 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옛날엔 진보·보수 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있었고 그 공통분모는 애국심이었는데 지금은 그 전제가 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