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 잔?”…헤밍웨이가 모히토를 즐겨 마셨다?

홈 > 탐사 IN > 탐사 IN
탐사 IN

“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 잔?”…헤밍웨이가 모히토를 즐겨 마셨다?

뉴스코리아 0

원조는 몰디브 아닌 쿠바…전통 약용술에서 유래 

사탕수수 발효·증류한 럼주에 라임·민트·시럽 섞어

민트향에 '시큼·상큼·달콤' 조화된 시원한 맛 특징

헤밍웨이 쿠바 술집서 매일 즐겼다는 일화는 '가짜


모히토의 원조는 몰디브가 아닌 쿠바다. (사진=bacardi.com)

 

 

[로스앤젤레스=제이 권 기자] ‘모히토(mojito)’는 영화 ‘내부자들’에서 안상구 역을 맡았던 배우 이병헌의 유머러스한 대사에서 언급된 덕에 더 한층 유명해진 칵테일이다.

 

그런데 모히토의 원조는 몰디브가 아니라 쿠바를 포함한 캐리비안 지역이다.

 

이병헌이 모히토와 몰디브를 반대로 얘기하는 영화 장면 (JTBC 캡처)

 

오래 전부터 쿠바에서는 약으로 여기며 마시던 전통술이 있었다. ‘아구아디엔테(Aguadiente)’로 통했던 했던 이 약용술은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증류한 술(rum)에 라임민트, 당분을 넣은 것이었다라임에 함유돼 있는 비타민덕에 어느 정도 효능이 있었을테니 약술로 여겼을 법하다.

 

이 약용술은 16세기 후반 ‘엘 드라케(El Draque)’로 불리다가 ‘모히토’란 이름을 갖게 됐다엘 드라케는 영국의 해적 출신으로 해군 제독까지 된 프란시스 드레이크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드레이크는 스페인의 영향 아래에 있던 캐리비안 해역을 휘젓고 다니며 노략질을 했고, 1586년에는 쿠바 아바나를 침략해 함대의 선원들과 함께 쿠바 전통 약용술을 즐겼다.

 

모히토라는 명칭은 식초와 마늘이 들어간 시큼한 소스 ‘모호(mojo)’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모히토는 럼주와 라임(라임즙), 민트잎설탕 또는 시럽탄산수얼음을 섞으면 완성된다시큼상큼달콤함이 혼합된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쿠바 아바나의 주점 플로리디타 내부에 있는 헤밍웨이 동상과 사진. (사진=baconismagic.ca)

 

모히토를 말할 때 술꾼으로도 유명했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쿠바 아바나에서 살던 시절의 일화가 빠지지 않는다.

 

헤밍웨이의 단골술집으로 알려져 여행가이드북에도 올라 있는 곳은 ‘라 보데기타 델 메디오(La Bodeguita del Medio)’와 ‘엘 플로리디타(El Floridita)’이고, 그곳에서 럼 칵테일인 모히토와 다이키리를 거의 매일 마셨다는 게 그 일화의 줄거리다.

 

 

쿠바 아바나의 술집 보데기타 메디오 안에 붙어 있는 헤밍웨이의 친필 글귀. 이는 1959년께 업주에 의해 조작된 것이다. (사진=tripadvisor.es) 

 

라 보테기타 내부에는 헤밍웨이가 남겼다는 이같은 위조된 친필 글귀도 있다. ‘나의 모히토는 라 보데기타에나의 다이키리는 엘 플로리디타에(My mojito in La Bodeguita, My daiquiri in El Floridita).

 

이런 연유로 이들 주점은 관광명소가 됐고오늘날에도 전 세계 관광객들은 그곳을 찾아가 헤밍웨이를 생각하며 모히토와 다이키리를 마신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음식저널리즘 사이트 ‘이터(Eater)’가 지난 2015 12월에 보도한 데 따르면 그곳들은 헤밍웨이의 단골술집이 아니었고헤밍웨이는 모히토와 다이키리를 즐기지도 않았다.

 

 

아바나의 보데기타 메디오의 외부. 이곳에서는 관광객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baconismagic.ca)

 

또한 ‘이터’는 헤밍웨이가 그런 술집과 럼 칵테일을 이어붙인 글귀를 쓴 적이 없고그런 내용의 말조차 한 적도 없음을 확인해 보도했다.

 

모든 것은 헤밍웨이의 명성을 활용하려는 상술일 뿐이다특히 헤밍웨이 친필 글귀는 쿠바혁명이 끝난 1959년경 보데기타의 주인이었던 마르티네스 부부가 장사를 위해 꾸며낸 위조품이다.

 

‘이터’는 술 전문가 필립 그린이 ‘헤밍웨이와 칵테일’을 주제로 쓴 책과 그린이 인용한 톰 밀러의 쿠바 여행 가이드북인 ‘트레이딩 위드 더 에너미(Trading With the Enermy)’의 내용을 근거로 보도했다.

 

밀러는 이 책에서 쿠바의 작가 겸 저널리스트로서 헤밍웨이의 막역한 술친구였던 페르난도 캄포아모르가 밝힌 아바나 술집들의 ‘헤밍웨이 마케팅’ 내막을 적나라하게 소개했다.

 

 

 
0 Comments